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음력5월5일 단오절에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은 조선시대 공조(工曹)에서 ‘단오선(端午扇)’을 만들어 왕에게 진상하던 데서 시작됐다.
왕은 이 단오부채를 대신과 관리들에게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 여기에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갖가지 그림을 그려 넣어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더하기도 했다.
올해 단오절은 지방선거일인 31일과 겹쳤다. 그래서인지 선거열기 탓에 더위가 더 느껴지는 날이 될듯하다.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했던가. 여름엔 부채, 겨울엔 달력 선물이 제격이라 했으니 이번 단오에 주변에 고운 부채 하나씩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예로부터 단오절이면 아낙네들은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고, 남자들은 씨름으로 자웅을 겨루며 흥겨운 하루를 즐겼던 유래가 전해진다.
단오는 수릿날(戌衣日·水瀨日),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午節), 단양(端陽)이라고도 하며, 단오의 '단(端)' 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의 뜻으로 통하므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한다. 조선시대에는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에 속했으며 이날에는 씨름, 그네뛰기 등의 민속놀이와 함께 수리떡, 앵두편 등 시절음식을 즐기기도 했다.
이처럼 단오일은 양기가 왕성한 날이어서 여름을 건강하고 시원하게 보내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세시풍속들이 많이 전해져오고 있다.
제주시 오등동 탐라무문에서 한지 줌치기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학림 이은희 선생이 단오를 맞아 우리의 아름다운 합죽선과 부채<사진> 를 지치, 황련, 빈랑, 황벽 등 천연재료를 이용해 자연염색한 작품을 선보였다.
초여름,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한 바람이 등줄기를 쓸어내리는 듯하다.
2006년 05월 30일
-서귀포신문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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